
'동네한바퀴' 이만기가 인천광역시 강화군의 외포리 들녘, 상황버섯 농장, 약선오리 식당, 고목 목공방, 꽃차 공방, 황산도 앞바다 등을 차례로 방문하며 주저 없이 마음이 이끄는 일을 선택해 설레는 내일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본 여정이다.
초록빛 들판과 탁 트인 바다를 병풍처럼 두른 풍요로운 동네, 강화군. 피어나는 시기가 다른 꽃들처럼 우리의 삶에도 저마다의 때가 온다는 진리를 묵묵히 보여주며 정겨운 삶의 얼굴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자신들이 진정 원하는 길을 선택하고 내일의 꿈이 있기에 하루를 바삐 사는 사람들의 인생을 조명하는 시간이다. KBS 1TV '동네 한 바퀴' 374회는 강화도의 눈부신 풍경 너머로 굳건한 희망을 품고 묵묵히 제자리를 지켜온 이웃들의 삶을 차분히 들여다본 방영분이다.

강화의 대지, 초록빛으로 물드는 들녘, 풍년을 향한 싹을 틔우는 농부의 하루
농번기를 맞은 외포리 들녘은 초록 풍경이 끝없이 펼쳐지는 생명력 넘치는 곳이다. 풍년을 간절히 기원하며 이양기를 모는 농부의 분주하고 빠른 발걸음 속에는 수확 철이면 하나하나 결실로 돌아온다는 굳센 믿음이 배어 있다.

비옥한 토양과 거센 해풍의 도움을 받아 자라는 강화섬쌀은 농부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눈을 비비며 논을 찾아 살피는 노력 끝에 소중한 한 끼로 탄생한다. 작은 일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는 농부의 정성이 올 농사의 튼튼한 밑거름이 되며, 땅과 바다가 키워낸 들녘에서 풍년을 향한 새싹이 쑥쑥 자라고 있다.

상황버섯, 무릉도원 마당, 까다로운 공중재배법, 실패를 딛고 일어선 부부의 놀이터

마음이 이끄는 일을 즐겁게 하면 어려운 농사마저 어느새 유쾌한 놀이로 승화된다. 까다로운 농사에 이어 새로운 땅에서 또 다른 농사를 야심 차게 꿈꾸는 남편의 곁에는 남편이 무인도에 간다고 해도 망설임 없이 따라갈 수 있다고 말하는 든든한 조력자 아내 백규숙 씨가 자리한다. 굳은 믿음 속에서 서로를 응원하며 자신들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부부의 애틋한 일상이다.

약선오리, 15가지 약재와 제철 식재료, 소금 하나도 허투루 고르지 않은 정성
모르는 사람에게는 그저 스쳐 지나가는 풀 한 포기일 뿐이지만, 사업 실패 후 식당을 차린 전규석 씨에게는 훌륭한 식재료이자 몸에 좋은 귀한 약초가 된다. 소금 하나도 허투루 고르지 않는 깐깐한 정성으로 15가지 약재와 제철 식재료를 배합해 누구나 걱정 없이 먹을 수 있는 약선오리를 완성했다.

아내 서정숙 씨 역시 화학조미료를 일절 쓰지 않고 재료 본연의 깊은 맛을 살려야 한다는 확고한 철학으로 손님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돌본다. 직접 발효액을 담그고 식재료를 쉼 없이 연구한 비법 덕분에 누구도 단 한 번만 오지는 않는다는 소문난 식당이 되었다. 약선오리를 먹고 기력을 되찾았다는 손님들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발걸음하는 든든한 보양식 명소다.

고목의 세월, 자연이 기록한 책, 억지로 가공하지 않은 나무의 진짜 이야기
정윤성 작가에게 나무는 억지로 깎아야 할 재료가 아니라 비를 맞고 태풍을 견디며 뜨거운 햇볕을 이겨낸 자연의 위대한 기록이다. 인위적으로 깎거나 가공하지 않고 갈라진 결과 흠집을 따라 나무가 묵묵히 들려주는 고유한 이야기를 온전한 작품으로 조심스레 풀어낸다.

나이가 들어 직업을 단호히 바꾼다는 결심에는 막노동도 마다하지 않은 채 자신의 굳은 선택을 스스로 증명해야 했던 험난한 시간이 따랐다. 그럼에도 이것이 아니면 안 되겠다는 깊은 간절함으로 버텨 공방을 연 지 3년 만에 각종 전시에도 참여하며 작품 세계를 널리 인정받고 있다. 꿈이 있으면 견딜 힘이 거뜬히 생긴다는 작가의 말처럼 체육관 바닥재, 오래된 배, 폐가 잔해가 찬란한 생명을 얻는 공간이다.

꽃차, 별 헤는 문학소녀의 꿈, 아홉 번 덖어낸 짙은 꽃의 색과 향기
어린 시절 '별 헤는 밤'을 유독 좋아하던 문학소녀 이혜숙 씨는 짙은 꽃향기가 가득한 곳에서 살기를 꿈꿨고, 현재 향긋한 꽃차를 빚으며 꿈꾸던 삶을 유유히 살아간다. 수분을 말끔히 날리고 아홉 번이나 화덕에 정성스레 덖는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만 비로소 꽃이 품은 계절을 차 한 잔에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다.

좋아하는 일을 매일 한다고 해서 늘 즐거울 수만은 없다고 담담히 고백하지만, 몇 년째 쉼 없이 이어온 일에 여전히 가슴이 벅차게 설렌다는 아내다. 무작정 아내의 소중한 꿈을 지지하며 시골로 내려온 남편 김윤수 씨 역시 꽃차에 환하게 웃음 짓는 아내를 보며 깊은 기쁨과 보람을 누린다. 일상의 고단함조차 단숨에 잊게 만드는 은은한 꽃향기처럼 부부의 따스한 행복이 공방 안을 빈틈없이 채우며 번져가는 중이다.

제철 생선, 아버지를 이은 어부의 삶, 바다에서 거칠게 시작해 바다에서 끝나는 하루
어린 시절 산마을에 살았음에도 마음은 늘 아버지를 따라 바다를 향했던 고현수 씨는 훌륭한 어부로 성장해 황산도 앞바다의 거센 물살을 당차게 가른다. 어김없이 민물과 바닷물이 절묘하게 만나는 황산도 앞바다에 찾아온 밴댕이는 부드러운 식감과 진한 고소한 맛을 자랑하는 강화의 으뜸 특산물이다.

제철 생선이 쉼 없이 쏟아지는 시기에는 가게와 배, 집까지 무려 세 집 살림을 거뜬히 해내며 쉴 틈 없이 몸을 움직인다. 때로는 거친 바다에서 밥 한 끼 먹는 것조차 미안한 마음이 들 만큼 가족을 애틋하게 생각하는 정 많은 어부다. 매일 똑같은 바다로 부지런히 향하지만, 오늘과 내일 잡히는 생선이 확연히 다르다는 벅찬 설렘을 품고 파도 너머의 찬란한 내일을 굳건히 기다린다.

주저 없이 마음이 이끄는 길을 단단하게 선택해 다시 돌아오지 않을 오늘을 막연한 미래의 행복이 아닌 지금 당장의 충만한 행복으로 꽉 채워가는 사람들의 활기찬 모습이 강화군 곳곳을 훈훈하게 물들인다. 각자의 자리에서 진심을 꾹꾹 눌러 담아 삶의 눈부신 진풍경을 일궈내는 이웃들의 이야기는 2026년 6월 13일 토요일 오후 7 정각 10분 KBS 1TV '동네 한 바퀴' 374회 '오늘도 설렌다 – 강화군' 편에서 낱낱이 공개된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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