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신종오 서울고법 판사(55·사법연수원 27기)가 6일 새벽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청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오전 0시 20분쯤 "아버지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신 판사 딸의 신고를 받고 출동, 소방 및 법원청사 당직자들과 합동 수색을 벌인 끝에 오전 1시쯤 서울고법 청사 5층 야외 테라스에서 신 판사를 발견해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분석 등 정황을 종합해 추락에 따른 사망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사망 시점은 전날(5일) 오후 5시 5분 이후부터 발견 시각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까지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향후 사건 경위에 대해 계속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 판사는 올해 2월 부패 사건 전담부인 서울고법 형사15-2부 재판장으로 부임해 김 여사 항소심을 맡았다. 지난달 28일 선고에서는 1심이 무죄로 판단했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가담 혐의(자본시장법 위반)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인 시절인 2022년 4월 통일교로부터 802만 원 상당의 샤넬 가방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를 유죄로 뒤집으며 징역 4년에 벌금 5000만 원을 선고했다. 1심의 징역 1년 8개월보다 2년 4개월 늘어난 형으로, 김건희 특검법이 2심 선고 기한을 '1심 선고일로부터 3개월 내'로 규정한 데 따라 소장 접수 81일 만에 선고가 이뤄졌다.
법원 안팎에서는 신 판사가 과중한 업무 부담에 시달렸다는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고법에 내란전담재판부(형사1부)가 신설되면서 형사1부가 심리하던 사건 대부분이 형사15-2부로 재배당됐고,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연루된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 등 굵직한 사건들도 추가로 맡게 됐다.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관련 대장동 범죄수익은닉 사건 항소심도 한때 소관이었다. 한 법원 관계자는 "불면증이 심각했는데 재판에 영향을 줄까 봐 수면제를 처방받고도 복용하지 못했다"며 "특히 김 여사 선고를 앞두고 생중계 문제 등으로도 신경을 많이 쓴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동료 판사들은 신 판사를 과묵하고 원칙을 중시하는 형사 재판 전문가로 기억했다. "휴일에도 출근해 사건 기록을 살피는 게 일상이었다"는 증언이 나왔고, "힘들어도 표 한 번 내지 않고 묵묵히 일만 해온 분"이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신 판사는 2023년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선정한 우수법관에 뽑히기도 했다.
1971년 서울 출생인 신 판사는 서울 상문고와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제37회 사법시험에 합격, 사법연수원 27기로 수료한 뒤 2001년 서울지방법원 의정부지원에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울산지법·서울서부지법·대법원 재판연구관·대전지법·서울고법·대구고법 등을 거쳤다. 故 신현무 전 검사장의 아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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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민 기자 [email protected]








